법률안 입법절차

강정민 검사처 검사총괄팀 대리
법률을 제·개정 또는 폐지하려면, 법률안 입안, 입법예고, 위원회 심사, 국회 의결 및 공포 등 무수히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렇게 복잡다단한 과정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조심스럽게 추측해보면 법은 도덕과는 다르게 국가권력에 의해 강제되는 사회규범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번 호에서는 법률이 어떻게, 어떤 절차로 제정 또는 개정되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헌법 제52조에 따르면 법률안은 국회의원과 정부가 제출할 수 있다. 따라서 당연히 국회 심의과정에 있는 법률안 중에는 정부가 제출한 것도 있고, 국회의원이 제출한 것도 있다. 통상 실무적으로 국회의원이 제출한 법률안을 의원발의 법률안이라 부르고, 정부가 제출한 법률안을 정부제출 법률안이라 부른다. 의원발의 법률안과 정부제출 법률안은 입법절차를 달리하며, 정부제출 법률안의 입법절차가 더욱 까다롭다.
법률 소관 중앙행정기관(산업통상자원부 등)이 어떤 정책을 결정하고, 그 정책의 시행과 관련하여 입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법률안을 입안하게 된다. 입안된 법률안의 시행 과정에서 타 기관의 원활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제·개정하고자 하는 법률안의 내용과 관련이 있는 다른 기관의 장에게 법률안을 보내 의견을 들어야 한다.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치면서 당초의 원안은 수정되거나 보완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며, 확정된 법률안의 내용을 국민에게 미리 예고·공개하여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이를 입법예고라고 한다.
입법예고제도는 국민의 권리·의무 또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법령 등을 제·개정 또는 폐지하고자 할때, 법령안의 내용을 국민에게 미리 예고하여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입법에 반영함으로써 입법과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입법내용의 민주화를 도모하며 법령의 실효성을 높여 국가정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참고로 입법예고는 법령안의 주요내용, 의견제출기관, 의견제출기간, 홈페이지 주소 등을 명시하여 관보에 공고하거나 신문·방송·인터넷 등의 방법으로 하여야 한다.
입법예고기간은 40일 이상으로 하여야 하고, 긴급을 요하는 경우, 입법내용의 성질 기타 사유로 예고의 필요가 없거나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의 경우에는 법제처장과 협의하여 예고를 생략하거나 예고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거쳐 확정된 법률안을 입법예고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법률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판단 하에 두절차를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다. 입법예고 시 제출된 국민의 의견을 검토하여 수정·보완된 법률안은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심사를 받아야 한다.
규제를 신설 또는 강화하는 내용의 법령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려는 경우에는 법제처에 법률안 심사를 요청하기 전에 규제영향분석서, 자체 심사의견 등을 첨부하여 규제심사를 받아야 하며, 규제심사 외에 부패영향평가, 통계기반정책평가, 성별영향분석평가 등 각종 평가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일련의 절차를 마치고 나면 법제처에 심사를 의뢰하게 된다.
법제처는 심사의뢰된 법률안에 대해 헌법이념 및 다른 법령과의 중복·충돌 여부, 입법내용의 적법성 등 법리적인 문제에 대한 검토 뿐 아니라 법률안의 자구·체계 등 형식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심사를 하여 원안을 수정·보완한다.
법제처 심사를 마친 법률안은 차관회의 및 국무회의의 심의·의결 후 국무총리 및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를 거쳐 대통령 재가를 마치면 국회에 제출된다.
<그림 1> 정부제출 법률안 입법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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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발의 법률안은 국회의원 10인 이상 찬성으로 제안(발의) 할 수 있다. 국회의원 10명 이상만 찬성하면 정부제출 법률안과 같이 관계부처 협의, 규제 심사, 대통령 서명 등의 절차 없이도 법률안을 만들어 제출할 수 있어 정부제출 법률안에 비해 입법 절차가 간소한 편이다.
정부와 국회의원이 법률안을 제출 또는 발의하는 방법 및 절차는 다르지만, 국회의원이 발의한 법률안과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법률안은 동일한 심사절차를 거치게 된다.
국회의장은 법률안이 발의 또는 제출되면 이를 의원에게 배부하고, 본회의에 보고한 후 소관위원회에 회부하여 심사한다. 소관위원회에는 법제사법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 국토교통위원회 등 특정분야에 대한 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의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개정안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심사를 하는 것이다.
의원발의 법률안도 정부제출 법률안과 같이 상임위원회 심사 전 입법예고를 하여야 한다. 위원회에 회부된 법률안을 심사하기 전에 위원장이 그 법률안의 입법취지와 주요 내용 등을 국회 공보 또는 국회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방식으로 국민들에게 미리 알리는 것이다.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의견이 있는 국민은 누구든지 문서 또는 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방법으로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일부개정 법률안의 경우에는 10일 이상, 제정 법률안 및 전부개정 법률안의 경우는 15일 이상 입법예고를 하여야 한다.
위원회의 심사를 마친 법률안은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되어 체계 및 자구 심사를 거치게 된다.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 및 자구 심사를 마친 법률안은 본회의에 상정되는데, 정부조직에 관한 법률안, 조세 또는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법률안 등 주요의안에 대해서는 당해 안건의 본회의 상정 전이나 상정 후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의원 전원으로 구성하는 전문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한다.
체계자구심사를 거친 법률안은 본회의에 상정되어 심사보고, 질의 토론을 거쳐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부결된 법률안은 폐기된다.
국회에서 의결된 법률안이 정부에 이송되면 법제처는 이송된 법률안을 공포하기 위해 다시 국무회의에 상정한다.
만일 대통령이 의결된 법률안에 대해 이의가 있는 경우 정부이송 후 15일 이내에 이의서를 붙여 다시 국회로 환부하고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재의 요구된 법률안이 국회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이 의결되면 그 법률안은 법률로서 확정된다. 정부이송 후 1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하지 않거나, 재의요구를 하지 않는 경우에도 그 법률안은 법률로서 확정된다.
법률로 확정되거나, 확정 법률이 정부 이송된 후 5일 이내에 대통령이 공포하지 않는 경우 국회의장이 공포한다. 법률은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공포한 날로부터 20일을 경과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한다.
<그림 2> 법률안 심사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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